책을 팔다가, 책을 만듭니다
2019년 여름, 오래 비어 있던 교동의 한 가게에 책장을 들였습니다. 7년 뒤 우리는 서가를 줄이고 원고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서문
책방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서가에 꽂히지 못한 원고가 꽂힌 책보다 훨씬 많다는 것. 손님 중 상당수가 읽는 사람이 아니라 쓰다가 멈춘 사람이라는 것.
그래서 파는 일을 줄이고 만드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한 해에 낼 수 있는 책은 많지 않습니다. 대신 한 권에 붙는 시간을 줄이지 않습니다. 원고를 두 번 통독하고, 세 번 교정하고, 표지 시안을 세 개 만듭니다.
큰 출판사가 할 수 없는 일을 합니다. 300부를 찍고, 그 300부가 다 나가지 않아도 절판하지 않는 일 같은 것들.
출판은 원고를 상품으로 바꾸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의 문장에 이름을 붙여 주는 일입니다.
이름
왜 교동책방인가
교동(校洞)은 향교가 있던 동네라는 뜻입니다. 배우려는 사람들이 모였던 자리였고, 지금은 오래된 골목만 남았습니다. 그 골목 끝에서 책장 세 개로 시작했습니다.
출판사로 등록하면서 이름을 바꿀지 오래 고민했습니다. '교동출판'이나 '교동북스'가 더 출판사처럼 보였을 겁니다. 그런데 첫 손님들이 부르던 이름은 교동책방이었습니다. 책방에서 만난 사람들이 지금 우리 책의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책을 파는 자리에서 책을 만드는 자리로 옮겼을 뿐,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름의 유래와 연혁은 초안입니다. 실제 이야기로 바꿔 주세요.
독립출판
무엇으로부터 독립인가
독립출판은 종이 질이나 부수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자본을 들여 많이 찍고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는 셈법에서 한 발 물러선 출판을 말합니다. 이른바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목표는 이익이 아니라 출판의 지속입니다. 이번 책이 다음 책의 인쇄비가 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 정도로도 한 해에 서너 권은 계속 만들 수 있습니다.
- 기획서보다 원고를 먼저 봅니다. 팔릴 소재인지보다 끝까지 읽히는지를 봅니다.
- 작가 이름을 판권면에서 가장 크게 씁니다.
- 초판이 남아도 절판하지 않습니다.
- 유행하는 표지보다 10년 뒤에 부끄럽지 않은 표지를 택합니다.
하는 일
세 가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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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일
원고를 받아 편집하고, 조판하고, 인쇄해 서점에 보냅니다. 한 해에 서너 권. 늘리면 한 권에 붙는 시간이 줄어드니 늘리지 않습니다. 과정은 책이 되기까지에 적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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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게 하는 일
쓰다가 멈춘 사람이 다시 쓰도록 옆에 있습니다. 하루 10분 글쓰기 모임, 하루 플래너 챌린지, 1:1 출판 상담. 소셜·클래스·컨설팅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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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는 일
모임과 행사가 끝나면 사진과 기록을 남깁니다. 누가 어떤 문장을 골랐는지, 그날 무슨 이야기가 나왔는지. 흩어지기 쉬운 시간을 활동 기록에 모아 둡니다.